slowlp
← 블로그
이야기 2026.06.17 · 3분 읽기

AI 에이전트와 혼자 만드는 사람 — slowloop을 시작하며

세컨드 브레인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

이야기

원래 주식앱을 만들다가 한참 손을 놨었다.

동료들이랑 스터디로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됐다. 그 뒤로 반년을 롤만 했다. 아이언에서 플래티넘까지 찍었다.

다시 잡은 게 올해 5월이다. 근데 몇 달 만에 켜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. 그 사이 AI 코딩 도구의 완성도가 차원이 달라진 거다. 예전엔 한 틱씩 지시하고 리뷰하고 방향 다시 잡고를 반복해야 했던 게, 이제는 훨씬 굵직하게 맡겨도 굴러갔다. 2주 만에 완성했다. 1년을 못 끝낸 걸.

그때 든 생각이 하나였다. “이걸로 혼자 다 만들 수 있겠는데?”

호기심이었다. 다음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에이전트로 해보기로 했다.


근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.

쌓이는 게 없었다.

AI와 두 시간 동안 프로젝트 구조를 뜯어고쳤다. 괜찮은 결론이 나왔다. 다음 날 그 대화를 찾으려니 스크롤을 한참 내려도 없었다. 결국 같은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했다. 그때 든 생각이 하나였다. “이게 그냥 사라지고 있구나.”

시간을 들인 대화, 며칠 고민한 결정, 삽질하고 나서 얻은 교훈 — 전부 채팅 목록 어딘가에 파묻혀서 증발했다. AI는 어제 내가 한 말을 오늘 기억하지 못한다. 그게 당연한 설계라는 건 알지만, 아까웠다.

그래서 세컨드 브레인을 만들었다. 그게 지금 여기 있는 이야기들의 소재가 됐다.


지금까지 만들어온 것들

그 과정에서 만들어온 것들이 있다.

  • hermes — Discord ↔ second 위키 루프 봇. 개발 서버에서 24시간 돌고 있다.
  • 한새암 미술관 — 어머니가 쓰는 온라인 미술관. 6시간 만에 만들었다.
  • trading MVP — 직접 쓰는 주식 포트폴리오 앱.
  • myWiki — second 위키를 쓰다 보니 “이게 제품이 될 수 있겠다”고 생각하게 됐다. 지금 개발 중.
  • slowloop lab — 이것들을 한데 모은 브랜드 허브. slowloop.app.

빠르게 치고 빠진 게 하나도 없다. 다 아직 돌아가고 있다.


이 일상에 붙인 이름 — slowloop

언젠가 브랜드 이름을 정해야 했다. AI한테 후보 목록을 받았는데, 두 개에서 눈이 멈췄다. Slow Loop, For Loop.

For Loop은 개발자라면 웃는 이름이다. 근데 내 앱을 쓰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영어 단어 두 개다. Slow Loop은 달랐다. 이름만 들어도 뭔가 전달됐다. 천천히, 하지만 계속 돌아가는 사이클.

그렇게 이름을 골랐는데, 철학은 나중에 생겼다.

브랜드 사이트 요구사항을 정리하다가 AI가 물었다. “슬로우루프의 철학 — 어떤 생각으로 이 이름 지으셨어요?” 잠깐 멈췄다. 거창한 이유가 없었다. 그냥.

“흠 꾸준하게 하던 거 하겠다.”

그게 다였다. AI 반응이 재밌었다 — “완벽한 브랜드 철학이네요. ‘빠르게 치고 빠지는 게 아니라, 하던 거 꾸준히 계속 돌린다’ — slow + loop 이름이랑 딱 맞아요.”

이름을 먼저 골랐는데 철학이 이미 그 안에 있었다.


여기서 뭘 나누는지

slowloop는 세 가지가 있다.

블로그 — 지금 읽는 이 공간. AI 에이전트로 혼자 만들면서 부딪힌 것들을 쓴다. 잘된 것도, 삽질한 것도. 내 맥락에서 직접 체득한 노하우는 구글에 없다. 그게 여기의 존재 이유다.

유튜브 — 곧 시작한다. 블로그보다 짧게, 에세이 형식으로. “해봤더니 이랬다”를 4~6분으로. 강의가 아니라 경험담.

프로젝트 — hermes, 한새암 미술관, trading MVP, myWiki. 직접 쓰려고 만든 것들이라 실제로 돌아간다. 만드는 과정도 여기서 공유한다.

미리 얘기해두면 — 여기 있는 건 전부 내 경험에 기반한 개인 견해다. 정답이 아니고, AI와 함께 쓰기도 한다. 다르게 생각하면 언제든 얘기해줘도 좋다.


느리지만 멈추지 않으려고 slowloop라는 이름을 골랐다.

루프는 돌아가고 있다.

관련 프로젝트
슬로우루프 랩 LIVE
slowloop 브랜드 허브 — 철학 소개, 서비스 쇼케이스, 블로그·유튜브 연결. 블로그는 second 위키 마크다운을 그대로 읽어 렌더하는 정적 사이트.
보기 →
댓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