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작은 단축키 하나였다
원래 쓰던 건 Microsoft To Do였다. 그런데 “생각나면 바로 적기”가 안 됐다. 정확히는 맥에서. 윈도우는 작업표시줄에 고정해서 Win + 숫자 누르고 Ctrl + N 하면 그럭저럭 빠른데, 맥은 전역 quick add가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. 앱을 열고, 입력창을 찾고, 그제서야 적는다. 그 사이에 적으려던 게 날아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.
그래서 단순한 질문 하나에서 출발했다. “앱 기능 자체로 전역 quick add 되는 거 없나?”
후보가 몇 개 나왔다. Things 3는 맥/아이폰만 쓰면 입력감이 제일 좋다는데 나는 맥/윈도우/모바일을 다 섞어 쓴다. OmniFocus는 GTD 빡세게 하는 사람용이라 과했다. TickTick은 할일에 캘린더·습관·포모도로까지 올인원인데,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었다. 남은 게 Todoist였다.
”처음으로 원하는 기능이 다 있는 앱”
내 첫 번째 요구사항은 단순했다. 데스크탑이든 모바일이든, 생각나는 즉시 메모할 수 있을 것. 아이디어든 할일이든 떠오른 그 순간에 바로 던져넣을 수 있어야 했다. Todoist는 이걸 완벽하게 충족했다. 써보고 내가 남긴 말이 그대로다. “처음으로 원하는 기능이 다 있는 앱이네.”
뭐가 다 있었냐면:
- 던지기: 데스크탑 전역 단축키로 앱 안 열고 바로 입력. 맥
Option + Space, 윈도우Ctrl + Space. 자연어도 받는다.내일 3시 병원,매주 월요일 운동이렇게 치면 날짜·반복을 알아서 파싱한다. - 분류: Inbox에 일단 다 던지고, 정리는 나중에 한 번에. 떠오르면 일단 던져넣으니까 생각 흐름이 안 끊긴다. “정리 잘하기”보다 “일단 적어두기”가 먼저다.
- 카테고리 + 섹션: 프로젝트(카테고리) 아래 섹션까지 나눌 수 있다.
그리고 이걸 다 무료 요금제로 쓴다. 무료는 프로젝트 5개까지인데(인박스 포함), 개인용으로 시작하기엔 충분하다. 태스크·프로젝트·기한·우선순위 다 된다.
써보다가 든 생각이 하나 더 있었다. “많이 깎았네, 개발자가.” 기능을 많이 붙인 앱이 아니라, 생각난 걸 적기까지 거쳐야 하는 군더더기 단계를 다 쳐낸 앱이다. 프로젝트·섹션·라벨·필터·우선순위·반복이 다 있는데, 처음 열면 그냥 입력창 하나처럼 보인다. 복잡한데 안 복잡해 보인다. 떠오른 걸 적는 그 짧은 순간을 안 끊기게 만드는 데 제품력이 다 들어가 있다.
진짜 강점은 따로 있었다: API랑 MCP
여기까지면 그냥 “좋은 할일 앱 추천”이다. 나한테 결정적이었던 건 다음이었다. Todoist는 API를 열어둔다.
https://api.todoist.com/api/v1 로 태스크·프로젝트·섹션·라벨을 읽고 쓸 수 있다. 인증은 설정 → 통합(Integrations)에서 개인 API 토큰을 받으면 끝. API 사용 자체는 무료고, 무료 플랜으로도 기본 todo 데이터(태스크·프로젝트·기한·우선순위)를 가져오는 건 된다.
일반 사용자는 몰라도 되는 부분이다. 그런데 나처럼 자동화를 붙이고 싶은 사람한테는 이게 제일 크다. 정리하면 Todoist는 두 얼굴을 가진다.
- 사람용: 전역 단축키로 즉시 캡처하는 입력기
- 자동화용: API로 읽고 쓰는 작업 저장소
이 둘이 한 앱에 같이 있다는 게 핵심이다.
그래서 다음 편엔 직접 붙여본다
여기까지가 “왜 Todoist냐”다. 앱 자체로 생각을 안 흘리게 받아주고, 그 위에 자동화를 붙일 API/MCP라는 구멍까지 열려 있다. 나는 이 두 번째 구멍에 실제로 스킬을 붙여서 할일 관리를 던지기→정리→계획→실행 한 줄로 자동화했는데, “왜 분류 스킬부터 넣었는지”, “스킬을 먼저 만들고 깎아 나간 이유”까지 그 얘기는 다음 편에서 따로 한다.
정리
할일 앱 하나 고르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, 나한테는 “생각을 안 흘리는” 도구를 찾는 일이었다. Todoist는 그걸 무료로 해줬고, 거기에 API/MCP까지 열어둔 덕에 내 작업 방식에 맞춰 확장까지 할 수 있었다.
기능 목록만 보면 다른 앱도 비슷하다. 차이는 그 위에 내 자동화를 얹을 구멍이 있느냐였다.